‘성형외과’를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대부분 미용 차원에서의 성형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본래 성형외과는 이러한 미용수술은 일부분이고, 신체 외부에 나타나는 선천성 기형, 후천성 변형이나 결손을 그 기능과 모양을 정상 상태에 가깝도록 교정해 주는 재건수술의 역할이 크다. 가령 쌍꺼풀 수술은 ‘눈’의 미용수술이고, ‘눈’의 인접 및 부속기관의 기능을 복원하는 것은 재건수술이다. 이 모두를 다루는 과가 성형외과다.
오늘은 우리 신체 중 ‘눈’과 관련하여 재건성형이 필요한 안와골절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얼굴에는 골절이 잘 일어나는 부위가 있다. 주로 강한 외상에 의해 발생하는데 예기치 못한 사고나 격한 스포츠 등을 하다가 눈을 다치는 경우에도 발생하고, 소아의 경우 일상에서 가볍게 미끄럼틀 등을 타다가 충격이 가해진 경우에도 발생한다. 가을이 되면 자전거 라이딩, 등산 등의 외부 활동이 잦아지는데 이때 주의해야 할 외상 중 하나로도 ‘안와골절’을 꼽을 수 있다.
안구는 강하고 약한 뼈들로 이루어진 ‘안와(눈구멍)’에 위치한다. 머리뼈 중에서 안구가 들어가는 공간을 일컫는다. 안와 외부는 이마뼈와 광대 등 충격에 강한 두꺼운 뼈로 이루어져 있고, 안와 내부 즉 안구와 접하는 부위는 매우 얇고 약한 뼈로 이루어져 있다. 이 밖에도 안와에는 눈에 필요한 근육, 혈관 신경들이 자리 잡고 있다. 안구의 일부분만 안와 밖으로 노출되어 시야를 확보하고, 안쪽에는 상이 맺히는 망막이 자리 잡고 있다. 뼈와 안구 사이에는 푹신한 지방이 있어서 안구에 가해지는 압력을 흡수해 주어 안구를 보호하는 형태다.
안와골절은 다양한 이유로 충격이 가해져서 이러한 안와 내부의 압력이 올라가 안와의 뼈에 문제가 생긴 상황에서 발생한다. 안구의 위쪽은 바로 뇌와 연결되므로 잘 부러지지 않지만, 가장 약한 아래쪽과 안쪽의 뼈는 쉽게 부러진다. 이렇게 위치에 따라 안와골절은 크게 안저파열골절(아래쪽)과 안와내벽파열골절(안쪽)로 나뉜다. 흔히 발생하는 안와골절은 ‘안저파열골절’이다.
안와가 골절되면 발생한 위치와 규모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눈이 붓고 코피가 나거나 △코와 뺨, 입술 등의 얼굴에 감각 이상이 느껴지거나 △눈동자를 돌릴 때 통증이 느껴진다거나 △안구를 움직이는 근육이 안와의 골절 틈에 끼게 되면 물체가 여러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게는 안압 상승으로 인한 안구손상(결막, 각막, 백내장, 안구파열, 망막진탕)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안와골절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눈과 시력변화 등을 우선 체크해야 한다. 볼이나 이마를 가볍게 눌러서 변형 여부를 살핀다. 안구돌출계로 안구 돌출이나 함몰 정도를 측정한다. 전산화단층촬영(CT) 등의 영상검사를 활용하는데, 골절 위치 및 정도, 안와조직 탈출 및 손상 여부를 판정하며, 안구 내 손상이 있는지 검사한다. 그리고 경구 항생제를 투여하여 이차감염을 예방하면서 경과를 관찰한다.
창원한마음병원 성형외과 장석주 교수는 “골절의 크기와 증상에 따라 수술적 치료를 한다. 안와골절 수술은 골절로 인해 손상된 안와를 재건하는 과정이다. 복시가 발생했거나, 안구 함몰·돌출 등 골절이 중한 경우, 시신경 압박으로 시력 변화가 발생한 경우에는 부종을 가라앉힌 후 빠르게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 시기가 늦어지면 안와조직에 흉터가 생겨 수술하기가 까다로워진다. 수술이 아닌 보존적 치료를 결정했을 경우, 시간이 지나 안구함몰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초기 교정보다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성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빠르게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단, 그 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단했을 때는 보존적 치료가 가능하다”라고 전한다.
수술 방법은 골절된 파편을 가능한 한 원위치로 복원시키고 인공보형물로 안와를 재건하는 것으로, 골절 부위·크기 등에 따라 적합한 보형물을 사용한다. 보통은 인공 뼈로 불리는 흡수성 플라스틱판이나 보형물로 재건한다. 결막 경유 접근술, 하안검 절개를 통해 골절 부위로 접근해 골절 부위에 끼어 있는 근육과 주변 조직을 빼낸 뒤 복원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단, 안와골절은 눈 주위(뼈 위 골막) 세심하게 박리해야 하기 때문에 안구를 건드리게 되면 심각한 후유증이 유발된다. 따라서 매우 섬세하게 수술해야 하므로 반드시 성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수술하는 것이 좋다.
안와골절은 수술 후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좋아진다. 수술 시기를 놓치지만 않는다면, 예후는 좋은 편이다. 주의할 점으로는 눈을 감싸고 있는 뼈와 코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안와골절이 완전히 회복되기 전까지는 코를 강하게 푸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창원한마음병원 성형외과에서는 안저파열골절의 경우 이비인후과와의 협진을 통해 수술한다. 이비인후과에서 상악동을 통해 무너진 안저골절 부위를 정상 위치로 복원시키고, 그다음 성형외과에서 인공 뼈를 활용해 골절 부위를 재건한다.
장 교수는 “성형외과 환자들의 경우 외상의 형태가 결코 동일한 케이스가 아니므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협진을 통해 최적의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라며 “안와골절의 경우 우리 인체에서 중요한 ‘눈’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이기에 외상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발생했다면 신중하게 잘 치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도움말= 장석주 창원한마음병원 성형외과 교수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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